해상풍력 해저케이블 공사 리스크 정리

반응형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공사 리스크를 어장·항로·매설 심도 기준으로 해설합니다. 조업제한·어구 손상, 닻 끌기와 통항관리, 매설·보호공법 선택의 트레이드오프를 정리하고, 인허가·보상 협의에서 분쟁을 줄이는 데이터 공개 포인트와 체크리스트 12가지를 담았습니다. 현장 용어도 풀었습니다.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공사 리스크는 공사 품질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장 접근성, 항로 안전, 매설 심도 기준이 한 번에 얽히면서 ‘보상’과 ‘안전’과 ‘유지보수비’가 동시에 흔들립니다. 갈등이 커지면 공정 지연이 길어지고, 결국 전력계통과 지역 수용성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이 글은 현장에서 반복되는 쟁점을 3축으로 정리하고, 설계·시공·운영 단계별 체크포인트를 압축합니다.

어장·항로·심도가 얽히는 구조

해저케이블 공사는 해상풍력에서 가장 ‘길게’ 영향을 남기는 공정입니다. 터빈은 점(點)으로 보이지만 케이블은 선(線)으로 어장과 항로를 가로지르며, 매설 심도(Depth of Lowering)와 보호공법 선택에 따라 조업 가능성·항행 안전·복구 난이도가 함께 바뀝니다. 국내 인허가도 이 구조를 전제로 움직입니다. 해역이용협의(또는 해역이용영향평가)에서 해양환경·이용 갈등을 검토하고, 공유수면 점용·사용허가에서는 어업활동 등 수산업 영향과 권리자 동의가 핵심 쟁점으로 등장합니다. 해상교통안전진단은 사업 승인 전 선박 통항 위험요인을 평가해 안전대책을 세우는 절차로 운영됩니다. 결국 현장 갈등의 상당수는 ‘케이블이 어디로, 얼마나 깊게, 어떤 방식으로 보호되는가’가 이해관계자에게 동일하게 공유되지 않을 때 폭발합니다. 케이블 ‘회랑(corridor)’을 먼저 고정해 터빈·변전소를 맞추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어장도면과 통항흐름을 뒤늦게 대입하면 수정 비용이 커집니다. 초기 단계에서 어장·항로를 겹쳐 보이는 지도를 만들고, 회피·완화·보상 중 무엇으로 풀지 원칙을 정해 두는 것이 값싼 리스크 관리입니다. (KOMSA)

어장 리스크: 조업제한·어구 손상·보상

어장 리스크는 크게 3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공사기간 조업제한입니다. 포설선·매설장비·지원선박이 이동하는 구간은 안전거리 확보를 위해 일시적인 통제선이 생기고, 그 자체가 ‘기회비용’ 민원으로 이어집니다. 둘째, 어구 손상과 안전사고입니다. 저인망·자망·통발 등 어구가 케이블이나 보호구조물에 걸리면 어구 손실뿐 아니라 선박 전복 위험까지 논의됩니다. 셋째, 장기적 어획 변화에 대한 불신입니다. 부유사(탁도), 해저지형 교란, 소음·진동은 단기 영향에 머물 수 있지만, “이후에도 줄었다”는 체감이 남으면 갈등은 장기화됩니다. 실무적으로는 공사 전 ‘기준선’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조업형태·계절별 어획·어장 이동을 인터뷰와 데이터로 동시에 기록하고, 직접 피해(어구 손상)와 간접 피해(우회·조업시간 증가)를 분리해 협의 범위를 명확히 하면, 보상 협의가 ‘감정’에서 ‘근거’로 이동합니다. 협의에서는 손실보상(권리)과 손해배상(피해)을 구분해 항목을 쪼개야 합니다. 공사구간 인근에서 가능한 조업 방식과 금지 사유를 기술적으로 설명하면, 전면 금지·전면 허용의 이분법을 피할 수 있습니다. (Centre for International Law)

항로 리스크: 공사선박·닻 끌기·통항관리

항로 리스크는 ‘통항량’보다 ‘행동 변화’에서 커집니다. 풍력단지 자체를 회피하도록 유도하면 주변 해역으로 선박이 몰릴 수 있고, 오히려 단지 외곽을 따라가는 항로가 케이블과 장시간 평행하게 겹치기도 합니다. 특히 외부로 나가는 수출(Export) 케이블은 풍력단지 내부처럼 자연스러운 ‘회피구역’의 보호를 받지 못해 닻 끌기(Anchor drag)나 정박·투묘 행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공사 단계에서는 작업선박의 잦은 방향 전환, 저속 이동, 예인 장비가 충돌·근접 통항 위험을 키웁니다. 따라서 해상교통안전진단에서 AIS 기반 교통흐름, 혼잡도, 공사선박 운항 시나리오를 반영해 안전거리·경고선·통항관리 방안을 세우고, 공사 중에는 항행통보(NtM), 경계선박(Guard vessel), 야간 등화·표지, 임시 안전구역 설정을 패키지로 운용하는 것이 표준 대응입니다. 케이블 구간의 투묘·정박 관리 중요합니다. 정박지와 항로가 기상에 따라 바뀌는 해역은 ‘평상시 AIS’만으로 과소평가될 수 있으므로, 풍랑 시 피항 패턴과 공사기간 우회로까지 포함해 VTS와 일정·구역을 공유해야 안전합니다. (CTProdStorageAccountP)

매설 심도 쟁점: ‘몇 m’보다 ‘위협’이 기준

매설 심도는 단순히 “몇 m로 통일”할 성격이 아닙니다. 위협의 종류(어구·닻·침식), 퇴적물 강도, 수심·파랑에 따른 해저면 이동성을 함께 보라는 국제 권고가 반복됩니다. 연안에서는 0.6~1.2m 수준의 매설이 흔히 언급되지만, 강한 어구 또는 투묘 위험이 큰 곳은 수 m까지 더 깊게 매설을 시도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반대로 암반·자갈·급경사에서는 매설 자체가 불가능해 노출 구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쟁점은 ‘목표 심도(DoL)’와 ‘달성 가능 심도’의 간극입니다. 사전조사에서 저질·암반 분포·세굴(Scour) 가능성을 파악하고, 케이블이 놓일 상부 퇴적층의 이동 범위를 기준으로 안전여유를 두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공사 후 매설 심도 검측(As-laid/As-buried)과 잔여리스크 평가를 공개하면 소문을 데이터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오해는 ‘깊으면 끝’이라는 생각입니다. 깊어질수록 복구가 어렵고, 얕으면 어구·닻에 취약합니다. 그래서 해역별 목표 심도와 달성 불가 구간의 대체 보호대책, 노출 확인 시 보강 트리거를 같은 표로 제시해야 합니다. (ISCPC)

공법 선택: 제팅·플라우·트렌칭·보호공

매설·보호 공법은 리스크의 ‘형태’를 바꾸는 선택입니다. 제팅(수류 분사)은 연질 퇴적물에서 효율적이지만 탁도와 재부유사 관리가 관건이고, 플라우(쟁기식)는 일정한 심도 확보에 유리하나 대형 장비 운용이 제약됩니다. 기계식 트렌칭이나 ROV 매설은 정밀도가 높지만 비용과 공정 시간이 늘 수 있습니다. 매설이 어려운 구간은 록덤핑(쇄석 투입), 매트리스, 커버 등 ‘보호공’으로 전환되는데, 이 경우 어구 걸림 우려가 커집니다. 해외에서는 CBRA(Cable Burial Risk Assessment)처럼 위험 기반 방법론으로 목표 심도를 정하고, 공사 후 잔여리스크를 평가해 추가 매설(PLB)이나 보호공을 결정하는 접근이 널리 쓰입니다. 실무에서는 열(발열)도 놓치기 쉽습니다. 백필 재료나 보호층이 바뀌면 열저항이 달라져 허용전류와 손실에 영향이 갈 수 있습니다. ‘기계적 보호’와 ‘전기설계(온도상승)’를 함께 보고 공법을 확정해야 운영 과열·열화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Carbon Trust)

교차·특수구간 리스크: 상륙부·교차점·지형변동

실제 사고와 분쟁은 ‘특수구간’에서 더 자주 발생합니다. 첫째, 상륙부(landfall)는 파랑·연안침식·관광 이용이 겹치므로 HDD(수평시추)나 보호관로 등 별도 공법을 검토하게 됩니다. 둘째, 기존 통신케이블·전력케이블·파이프라인 교차점은 교차협약, 최소 이격, 보호매트·록덤핑 등 추가 구조물이 필요해 공사폭이 넓어집니다. 셋째, 지형변동(이동성 사질, 세굴, 사구 이동)이 큰 해역은 시간이 지나 노출이 생길 수 있어 반복 보강을 전제로 설계해야 합니다. 국내 연구에서도 해저케이블 사업의 점·사용면적이 케이블 ‘선’만으로 설명되기 어렵고, 매설·보호 공법에 따라 주변부까지 영향 범위를 갖는다는 문제가 지적됩니다. 미확인 장애물(침선·폐어구), 불발탄(UXO), 수중문화재는 공사 중단을 유발할 수 있어 조사 범위와 대응 절차를 계약서에 명시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교차점·상륙부는 예비노선과 대안 공법을 1개 이상 준비하면 일정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점검 주체를 지정하십시오. (KSFME English)

분쟁을 줄이는 체크리스트 12가지

현장에서 통하는 체크리스트는 ‘순서’가 있습니다. ① 어장·항로 데이터 동시 수집(AIS/VMS, 인터뷰) ② 해저지형·저질·장애물 정밀조사 ③ 어구·닻 위협 기반의 목표 DoL(매설심도) 정의 ④ 매설 불가 구간의 보호공 원칙 사전 합의 ⑤ 공사구간 조업·통항 통제 계획(기간·범위·예외) ⑥ 해상교통안전진단 시나리오에 공사선박 운용 포함 ⑦ 공사 전·중·후 ‘지도’ 제공(케이블 회랑, 안전거리) ⑧ 항행통보·표지·경계선박 운영계획 ⑨ 어구 손상 대응 프로토콜(신고, 사진, 현장확인, 임시지급) ⑩ As-laid/As-buried 결과와 잔여리스크 공개 ⑪ 운영 단계 주기 점검(노출·세굴)과 보강 기준 ⑫ 이해관계자 소통 창구 상시화(어업인·VTS·지자체). 영국 등에서는 KIS-ORCA처럼 어선 플로터에 케이블·풍력 정보를 올려 사고를 줄이는 정보서비스도 운영됩니다. 공개자료는 좌표 기반 레이어(GIS·플로터)로 제공하고, 문의 창구를 상시 운영하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Seafish)

결론

해저케이블은 해상풍력의 ‘숨은 본선’입니다. 발전량과 전력가격이 어떻든, 케이블이 노출되거나 끊기면 단지는 멈추고 갈등은 남습니다. 그래서 공사 리스크를 단순 기술 문제로만 다루면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어업인은 조업권과 안전을, 항행 주체는 통항의 예측가능성을, 사업자는 공기와 보험·복구 비용을 최우선으로 봅니다. 이 세 관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첫째, 노선·목표 매설심도·보호공 원칙을 ‘문장’이 아니라 ‘지도+수치’로 공개합니다. 둘째, 공사 후 실제 매설심도와 잔여리스크를 숨기지 말고, 보강(추가 매설·보호공) 기준과 모니터링 주기를 함께 제시합니다. 셋째, 어구 손상·민원 대응을 현장 프로토콜로 표준화해 “누가, 언제, 무엇을” 처리하는지 명확히 합니다. 넷째, 공사 전부터 어업인·VTS·지자체가 참여하는 상시 협의체를 운영해 예외 구간과 계절적 조업 패턴을 반영합니다. 해외에서 CBRA 같은 위험 기반 접근과 케이블 위치 정보서비스가 정착한 이유도 ‘사후 설득’보다 ‘사전 합의’가 싸기 때문입니다. 해상풍력은 결국 지역과 바다를 함께 쓰는 산업입니다. 케이블 리스크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프로젝트가 수용성도, 비용도, 일정도 지키는 쪽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유의사항

이 글은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공사에서 자주 논의되는 리스크와 관리 포인트를 일반 정보로 정리한 것입니다. 개별 사업의 인허가 요건, 보상 범위, 목표 매설심도, 공법 선택, 항로 안전대책은 해역의 수심·저질·조류·조업형태·통항량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의사결정 전에는 해양조사 결과, 해상교통안전진단, 해역이용협의/영향평가, 관계 법령과 허가기관 지침, 이해관계자 협의 기록을 함께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분쟁 가능성이 큰 구간은 해양토목·전기·해사·수산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권고합니다.

 

반응형